판결이 엇갈리는 복지포인트의 과세 여부. 결론은 어떻게 될까?

2024. 7. 29. 10:58소식 & 뉴스

안녕하세요, 워크드입니다.

혹시 재직 중인 회사에 복지포인트 복지 또는 선택적 복지가 있으신가요? 최근에 복지포인트는 보편적인 복지가 되었는데요. 임직원들은 포인트로 받지만 다양한 결제처와 사용처가 있기에 거의 현금처럼 쓸 수 있어서 선호하는 복지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렇게 지급되는 "포인트"를  근로 소득으로 볼 것이냐는 늘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이 논쟁에 대해 법원의 엇갈린 판결이 나오면서, 앞으로의 추이가 더 궁금해지는데요.

이번 워크드 레터에서는 복지포인트가 어떤 과세 이슈가 있었고, 이에 대한 법원의 해석을 시간 순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관련된 다양한 판례들이 존재하나 핵심적인 내용만 담았습니다.

 

 

<2019년 8월 : 복지포인트는 과세 대상이 아니다 / 서울의료원 사례>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에게 지급되는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첫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대법원은 복지포인트의 사용 용도 및 기간이 제한되고 양도 가능성이 없어 임금으로 보기 부적절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의료원의 강모씨 등이 제기한 소송에서, 대법원은 1, 2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패소로 결정했습니다. 복지포인트는 근로의 대가가 아니며, 임금이 아닌 복리후생제도로 간주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일부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반대 의견 : "복지포인트는 계속적·정기적으로 배정되고,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사용자의 배정의무가 있으므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금품"이라며 "사용 용도에 다소 제한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해당 금액이 통화로 지급되는 것과 다르지 않고 온라인 쇼핑사이트에서 복지포인트를 이용해 직접 물품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이상 근로자에 재산적 이익을 현실화하는 금품의 지급으로 봐야 한다"

 

이 판결은 복지포인트의 임금성과 통상임금성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정리된 판례가 되었습니다.

 

 

<2023년 11월 : 공기업의 복지포인트는 과세할 수 없다 / 코레일 사례>

대전 고등 법원은 코레일이 직원에게 지급하는 '복지포인트'가 근로소득세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했습니다. 코레일이 대전세무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코레일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코레일은 2007년부터 직원들에게 복지포인트를 지급해왔으나, 이는 근로소득으로 간주돼 세금을 원천징수해왔습니다. 그러나 위에 설명드린 서울의료원 2019년 대법원 판결에서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상 임금이 아니라는 결정이 나오면서 코레일은 과다 납부한 세금을 환급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복지포인트가 근로복지에 해당할 뿐 근로의 대가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복지포인트가 현금과 달리 사용 제한이 있고, 1년 내 미사용 시 소멸되는 점을 근거로 들며 조세형평성을 고려해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리고 대전 세무서는 대법원에 상고하였습니다.

 

<2024년 2월 : 민간기업의 복지포인트는 과세 대상이다 / 한화>

한화가 임직원에게 지급한 복지포인트에 근로소득세를 부과한 과세당국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낸 소송에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습니다. 한화는 2019년 대법원의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이 받는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근거로 제시하며 동일한 성격의 복지포인트를 근로소득으로 판단한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공기업은 비과세, 사기업은 과세?

재판부는 "공무원 복지포인트는 예산지침상 복리후생비의 일종"이라며 "공무원이 지출한 복리후생적 경비를 사후정산방식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실질적으로 기관운영을 위한 복리후생 경비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의 복지포인트를 근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더라도 사기업인 한화 소속 임직원과 공무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공무원 복지포인트와 한화의 복지포인트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또한 재판부는 한화의 복지포인트가 근로강도 등을 기준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근로소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소득보다 구 소득세법상 근로소득의 정의가 더 넓은 개념"이라며 "대법원 판결에서는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을 뿐이고 이를 구 소득세법의 근로소득에 포함되지 않는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화는 남대문세무서 등 13개 세무서를 상대로 대법원에 상고하였습니다.

 

<2024년 3월 : 민간기업의 복지포인트도 과세 대상이 아니다 / 바스프>

광주고등법원은 한국바스프가 여수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근로소득세 경정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여수세무서는 2021년 5월 한국바스프에 근로소득세 경정을 거부하는 처분을 내렸고, 한국바스프는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국바스프는 복지포인트가 근로소득에 해당하지 않아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에서는 한국바스프의 청구가 기각되었으나, 2심 재판부는 복지포인트가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처분을 위법하다고 판시했습니다. 또한, 공무원의 복지점수와 한국바스프의 복지포인트가 사실상 동일하다고 보아 조세 형평성에 반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러면서 대법원·헌법재판소 판례에 비춰 복지포인트가 근로의 대가가 아니고 근로를 전제로 지급되는 것이 아닌 점, 소득세법 상 근로소득에는 근로와 대가성 없는 급여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는 점, 공무원의 맞춤형 복지점수는 근로소득세를 과세하고 있지 않아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되는 점 등을 들었다.

여수세무서는 대법원에 상고했으며, 이전에도 코레일이 복지포인트 과세에 대한 소송에서 2심 승소 후 상고심이 진행 중입니다.

 

 


 

결국 대법원으로 넘어간 복지포인트의 과세 여부

복지포인트의 과세 여부에 대한 다양한 소송이 계류 중이기에, 대법인 관련 사안을 묶어 판결을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소득세법상의 근로소득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소득이 포괄하는 범위가 달라서 생겨나는 것도 원인입니다. 일반적으로는 선택적 복지 포인트 제도에 따른 경제적 이익에 대해서는 과세하여, 법정의 요건을 충적하는 제한적인 항목에 대해서만 비과세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대법원의 판단이 기다려지는데요. 저희가 예의 주시하여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